
봉은사는 삼성동 땅에 자리잡고 있는 가장 도심에 위치한 사찰이다.
코엑스와 함께 외국인이 묶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1. 산 자와 죽은 자
알록달록한 연등만 알고 있었는데 흰색 연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가등이라고 부르는 데 돌아가신 분의 이름이 적혀있는 등이다.

보통 사찰에 있는 첫번째 문은 일주문이라고 하는데 봉은사에서는 진여문이라고 한다.
진여문에서 진여는 사물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뜻한다.
진여문을 지나면 죽은자의 이름 아래를 걷게 된다.
인간의 살아있는 기간은 찰나이니 죽어있는 모습이 인간 그대로의 모습에 더 가깝겠다.


죽은 자가 영가등을 소원할 수 없으니 극락왕생의 바람은 죽은 자에게서 산 자에게로 물림된다.
대웅전 가까운 곳엔 크기가 더 큰 영가등이 있다. 더 큰 바람은 더 큰 돈을 필요로 한다.
2. 속세와 세속
절안에 ATM기가 있을거라곤 상상을 못했다.
현금장사를 하는 사찰이니 고객의 편의를 위해 설치하였겠지만 이질적이다.
세속의 대표 아이콘인 돈이 그득 들어있는 ATM기가 속세를 떠난 스님들의 거처에 있다니.
ATM 주위 여러 TV에서는 나혼자산다에서 기안84가 봉은사를 방문했던 영상이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다.

사찰에 가면 모금함, 금전함 등이 꼭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
월마트에서는 고객의 동선을 고려하고 분석하여 물건의 진열을 결정한다.
물건이 잘 진열되었다는 것은 눈에 잘 띈다는 것이고 이것은 매출로 이어진다.
월마트는 법인회사로 그 목적은 매출의 증진이 맞다. 하지만 사찰의 목적은?

3. 대웅전 엿보기

나는 비신자이면서 사진촬영을 위해 봉은사를 방문하였기 때문에 사진찍는 것이 많이 조심스럽다.
혹 기도드리는 데 방해가 되면 안되니깐.
평일 낮시간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대웅전을 찾았다.
중년여성분이 기도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 데 추측해보자면 자식의 안녕과 성공을 바라는 기도를 드리지 않으셨을까 싶다.
모든 어머니들의 공통된 염원이라 생각한다.

4. 신발을 찾습니다
감자탕집마냥 절에서 신발이 바뀌는 일이 발생한다는 게 신선했다.
하지만 해외로 생각해보면 많은 사원에서 신발분실사례가 많다고 알려져있다.
힌두사원 안에는 신발을 유료로 보관해주는 보관소가 있고 어떤이들은 신발주머니를 챙겨가라고 팁을 주기도 한다.

5. 오르락 내리락
계단은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이 인생과 닮았다고들 한다.
계단을 오를 때 자연히 몸이 숙여지는 것은 위치가 오를 때 겸손하라는 뜻인가 싶다.


6. 부처는 모든 곳에 있다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되길 바라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생은 틀렸어 하면서 세속적으로 업보를 쌓으며 다음 생의 나에게 업보를 짬시키려 하기도 한다.
다음 생의 나. 불교의 윤회사상은 흥미롭다.
윤회사상에 시간의 상대적 개념을 더하면 흔히 멀티버스로 알고 있는 양자역학의 다세계 해석과 비슷하다.
수 많은 나는 나 각자의 선행 또는 악행에 의해 부처가 될 수 도 있고 나락에 떨어질 수 도 있다.
7. 이끼도 광합성을 한다
음지에서 음의 기운만 먹고 자랄 줄 알았는데 햇볕이 드는 위치에 이끼가 이렇게나 자라있다니 신기하다.
생각해보면 이끼는 초록색이고 엽록체가 있어 광합성을 해야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음침한 환경의 사람에게 햇볕을 쬐어주라는 자연의 가르침일지도 모른다.

8. 사찰음식은 비건푸드

촬영하다보니 저녁시간이 되고 허기가 진다.
공양간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였지만 점심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하여 식사하지 못했다.
결국 사찰음식과 대척점에 놓여있는 버거킹 햄버거를 먹었다.
공양식을 생각하면 비빔밥만 있는 줄 알았다.
봉은사에서는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등의 다양한 국수류와 만두, 독특하게 순두부짬뽕을 먹을 수 있다.
순두부짬뽕과 모밀온국수의 평은 상당히 좋다. 만두는 공산품같은 맛이 난다고 하니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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