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예정지는 총 3곳이었다.
1) 코엑스(별마당 도서관)
2) 원서동(창덕궁길)
3) 다산생태공원
일기예보에 비가 예정되어 있어 출사지는 자연스럽게 실내인 별마당 도서관이 되었다.
두 동네는 안타깝게 떨어졌지만 후보지 자격은 여전히 유효하니 슬퍼하지 말자.
1. 한국인과 외국인 구별법
월요일 별마당 도서관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 외국인이 필수로 방문하는 코스 중 한 곳이지 싶다.
자세히 나눠보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한국인이고, 서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은 외국인이다.
출사나온 나와 친구는 한국인이면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독특한 포지션을 맡았다.
어쩌면 우리를 외국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
2. 밤에 더 예쁜데 낮에 와버렸네
별마당 도서관은 사실 밤에 더 예쁘다. 별마당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별빛으로 변한다. 밖이 어두워야 누리끼리한 조명색이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3.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한 도서섹션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1년동안 유럽과 동남아에서 있었던 내 여행에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그래서 나를 찾았냐고? 아직 찾고 있는 중이다.
인생 또한 여행이니 어쩌면 일생 동안 나를 찾아 다닐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행이 되고 싶다.
여행子가 크면 여행이 될 수 있겠지?
4. 콜라유기죄
단상 뒤에 숨겨진 콜라를 발견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관리인의 것일까?
먹던 콜라가 지겹고 버리고 싶어 유기한 관람객의 것일까?
5. 인물촬영 잘 하고 싶다
내겐 인물촬영이 풍경촬영보다 더 어렵다.
사진전시회에서 주름이 자글자글한 어느 부족 노인의 인물사진을 봤다.
얼굴만 클로즈업된 커다란 사진인데 신기하게도 노인의 살아온 세월이 들여다보인다.
노인의 눈과 주름과 입꼬리가 말해준다.
옛 사람들이 사진기가 영혼을 뺏어간다고 생각했던 게 이해가 간다.
잘 찍은 인물사진은 인물에게서 영혼과 세월을 훔쳐낸다.
6. 지금 카페인 몇%?
별마당 도서관에는 2개의 카페가 있다.
응커피 또는 응카페로 많이 불리는 %카페와 빌리엔젤이라는 케잌과 음료를 파는 카페가 있다.
공통점이 많아 그런가 커피와 책은 잘 어울린다.
1) 나무였다.
- 커피도 나무였고 책도 나무였다.
2) 섭취된다.
- 커피는 입으로 책은 눈으로 섭취된다.
3) 향이있다.
- 커피는 볶을 수록 책은 오래될 수 록 향이 짙어진다.
7. Take your big picture
빅픽처는 최근에 관람한 일본영화 한 남자와 닮아있다.
타인이 되고 싶어 타인행세를 하는데 타인이 아닌 너무도 자기다운 모습이더라.
8. 연인사이의 거리
연인사이는 독립적이어야한다.
서로에게 너무 의존하는 건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거리감이 있어야하는 데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분리가 필요하다.
연인의 최종 형태가 부부라면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는 각자의 방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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