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이 높은 고급주택가를 지나 오르막을 꽤 오르다 보면 삼성해맞이공원에 도착한다.
골든아워 또는 매직아워라고 부르는 일몰시간에 맞춰 도착하기 위해 급하게 올라와 숨이 가쁘다.
1. 산의 그림자를 본 적이 있나요?
숨을 돌리고 고개를 들어 영동대교쪽을 봤을 때 카메라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산 뒤에 구름이 산의 능선의 모양과 닮아 그림자 같아 보였다.
공원에 오길 잘 했다.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2. 신공원발견
내 기준 유명하지 않은 이 공원은 친구 덕분에 알게 되었다.
친구는 아셈타워 30여층에서 창문밖으로 푸르른 곳을 발견했는데 위치를 맞춰보니 삼성해맞이공원이더라.
현재가 대항해시대였다면 깃발을 꽂아 이 공원을 소유할 수 있었을 텐데.
삼성동 푸르른 땅은 원주민의 것으로 남겨둬야겠다.
3. 반려견에게 반려당하다
왠 강아지가 나를 보며 정신없이 짖었다.
"응 알겠어 너도 찍어줄게" 했더니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카메라를 피해 요리조리 움직이다가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그 순간.
셔터를 눌러서 강아지를 담아냈다. 지금 보니 모델 못지않은 자태다.
4. 서울 사우론타워
롯데월드타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별명은 사우론의 탑이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사우론의 탑은 주요한 건축물이다.
적의 강력한 기지이자 요새인 사우론의 탑은 높고 거대해서 주변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상층부의 두 개로 갈라진 첨탑이 많이 닮아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사람이 살 고 있는 주거층과 호텔로 사용 중인 호텔층이 있다.
1박에 2천만원. 국내에서 가장 비싼 스위트룸이 롯데월드타워에 있다.
어떤 이는 저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는 것이 평생 소원일지도 모른다.
타워는 숭배의 대상이 된다. 타워를 경외한다. 우상이된다.
5. 겟 유얼 크레인
크레인이 노란색인 이유에는 2가지 있다.
노란색은 주목성이 뛰어나고 주의성을 띈다.
그래서 건설현장에서 충돌, 추락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을 염두에 두어 노란색을 사용한다고 한다.
다른 이유는 참 단순한데, 미국 캐러필사의 고유색이 노란색이어서 그렇다는 의견도 있다.
캐러필사는 세계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1위의 회사다.
20대 중반까지 가로와 세로를 반대로 알았다.
가로세로가 항상 헷갈렸었는 데 가로등이 가로로 세워져 있으니 가로가 높이라고 잘 못 기억했다.
지금은 가로가 가로이고 세로가 세로인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터득하지 못했다.
가로가 뭐였더라? 생각하는 로딩시간이 필요하다.
'가로등이 가로가 아니더라. 가로등은 세로등이더라.'
가로는 짤막한 이야기로 정의되어 있다.
6. 빛의 이중생활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다. 빛의 이중성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더해 모든 물질은 이중성을 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질의 이중성은 원자이하의 세계에서 더 뚜렷하게 관찰된다.
인간은 물질의 집합체다. 물질의 성질을 띄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중적인 사람, 이중인격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가 짙다.
특히 타인이 지켜볼 때와 지켜보지 않을 때 다름을 우리는 경계한다.
허나 물질은 관찰하면 파동으로써 간섭하던 것을 멈추고 입자인 척 한다.
주변 누군가와 분명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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