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가 있는 일기

태국 비데를 한국 변기에 이식하다

태국이 그립다. 왜냐? 비데때문에.

서울집에 도착해 볼일을 보고 화장지를 둘둘 마는데 뭔가 어색하다. 어제밤까지만 해도 화장지없이 비데로 쏘아서 해결했는데. 그렇게 비데 쏘고 바로 하체를 샤워한다. 태국에서 볼일 본 후의 루틴이었다. 청결하고 깔끔하며 찝찝함이 없다.

귀국 후 오랜만에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태국 비데가 그립니다는 말을 꺼냈다. 친구는 자기 예전 집 화장실에 그 비데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비데 목적이 아닌 화장실 청소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변기와 연결된 수도관에 T자형 밸브를 추가로 설치하여 변기와 비데 호수로 각각 수도가 공급되도록 되어있었다고 한다.

동남아 비데, 청소 비데 등 이래저래 검색해보다가 욕실스프레이건으로 오픈마켓에서 검색해보니 꽤 다양한 상품이 있다. 5천원에서 4만2천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되어있다. 상세페이지를 보니 설치하는 게 어렵지않아 택배주문 후 직접 설치하기로 했다. 인기도와 리뷰, 가격을 종합하여 1만5천원정도의 상품을 구매했다.

상품이 도착해서 조립을 시작했다. 어렵지않고 쉽게 쉽게 조립할 수 있었다. 고무링까지 잘 배치하여 물세는 부분없이 잘 조립하였다. 근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스프레이건의 물살이 너무 약했다. 입안에 머금은 물이 주륵하고 조금 흐르는 정도의 물살이 흘러나왔다. 다시분해해서 고무링을 확인했다. 고무링을 잘 못 끼워 수도관을 막으면 물이 잘 안나올 수 있으니. 고무링을 제 위치에 놓고 다시 조립하고 레버를 당겨 물을 틀었는데 물살이 여전히 약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해야하나 고민하다가 T자형 밸브가 눈에 들어왔다. 밸브의 위치를 바꿔보면 어떨까? 변기가 연결된 위치와 스프레이건이 연결된 위치를 바꾸어 설치했다.
물살이 쎄다. 너무 쎄다. 비데로 사용할 때 걱정이 될 정도로. 레버를 적당한 힘으로 쥐며 세기를 조절해본다.
우여곡절 끝에 태국 비데를 한국 변기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태국 비데는 욕실스프레이건, 동남아 비데, 유럽식 비데, 핸드 비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한국에서 팔리고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검색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