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모아두고 글이 되지 못한 소재들이 많다. 차치하고 따끈하게 어제 방문한 팝업스토어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문학청년이 되고 싶은 마음에 서브 인스타계정에 가끔 글을 올리고 있다. 이 인스타그램으로 문학동네, 문학과지성, 교보문고 등의 계정을 팔로우 하고 있는데 문학동네시인선 X 포인트오브뷰 팝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메인 포스터를 기깔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콜라보하는 공간인 포인트오브뷰의 지붕을 문학동네시인선으로 겹겹히 쌓아올렸다.

포인트오브뷰 건물에 들어서면 직원분께서 3층부터 관람하라고 권하신다. 문학동네시인선 보러 왔다고하면 1층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내부 혼잡도에 따라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다. 공간이 넓지않고 곳곳에 진열대가 놓여있기때문에 넋놓고 구경하다간 사람들과 부딪히기 십상이다.

문학동네시인선은 포인트오브뷰 1층의 가장 안쪽 두 곳의 공간과 야외의 한 공간으로 되어있다.
각각 시인의 서재, 시인의 방, 시인의 집으로 불린다.
시인의 서재
팝업 공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되는 공간이다. 서재에는 빼곡하게 자리잡은 문학동네시인선과 시인이 추천하여 구성한 블라인드시집, 포인트오브뷰에서 선정한 10편의 시가 담긴 단편시집, 시인선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일러스트가 삽입된 표지를 갖는 시집 3권이 진열되어 있다.

시인의 방
팝업기간동안 오전, 오후 타임으로 나뉘어 시인이 상주한다. 독자는 시인과 소통하고 시집을 추천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내가 간 시간때는 안미옥 시인이 계셨는데 마침 어떤 팬과 이야기 중이었다. 팬은 반년정도 타향살이를 하게 되어 한국에서 시집을 두개 챙겨갔는데 그 중에 하나가 안미옥 시인의 <온>이었다고 한다. 가수 정승환이 추천하여 유명해진 시집이라고도 했다. <온>은 문학동네에게는 아쉽게도 창비시선집이었는데 그럼에도 싸인받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타향살이에 힘이 되어준 시인을 난나 시집에 싸인을 받고 시집을 추천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건물을 나설 때 안미옥 시인의 팬분이 우연히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시인과 대화할 때 떨려서 말을 잘 못하셨다고 한다. 내가 생각엔 떨렸다고하기엔 너무 말씀을 잘하셨는데. 하고싶은 말씀을 다 못하셔서 아쉬우셨으려나.

시인의 집
시인의 서재에서 유리창을 통해 시인의 집을 볼 수 있다. 문이 있어 나가고 싶지만 폐문이라 나갈 수 없다.

팝업스토어에서 시집을 두 권이상 구매하면 시인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준다. 물론 나는 시집을 구매하지않아 시인의 집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없었다. 먼발치에서 살펴보고 사진을 찍었다.

시인의 집을 마지막으로 출구로 향하는데 시인의 서재에 난 창문이 눈에 띈다. 벽돌사이에 난 창이 매력적이고 비슷듬히 하지만 가지런히 놓인 시집이 인상적이다.

시집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문학과지성시인선이 대부분을 이루지만 문학동네시인선도 몇 권 가지고 있다. 모두 합하면 50여권 정도 될 것 같다. 시집을 고를 때 맨 첫 페이지에 적힌 시인의 말을 읽고 고르는 경우가 많다. 시인의 꾹꾹 눌러담은 글의 문장력과 재치를 엿볼 수 있어 그렇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말을 하나 소개해주고 싶다.

* 문학동네시인선은 문학과지성시인선과 더불어 우리나라 2대 시인선으로 잘 알려져있다. 문학과지성이 전통과 역사의 시인선이라면 문학동네시인선은 비교적 후발 주자이지만 원색의 감각적인 표지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로 그 존재감을 크게 알렸다. 이번 콜라보 팝업과 같이 젊은 층을 겨냥한 세련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 포인트오브뷰는 3층으로 이루어진 굉장히 fancy한 팬시점이다. 성수에 위치하고 있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팝업을 하기에 용이하다. 문구용품은 창작의 장면에 존재하는 도구라는 컨셉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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