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는 살아야하니깐] 3. 쿠팡 신선센터 입고 단기사원 경험기
입사지원은 했고 기다리는 동안 단기알바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당근, 알바몬, 알바천국, 동네알바, 급구, SOON, 가다 어플을 설치했다. 예전에 알바구할땐 알바몬, 알바천국이 다였는데, 알바관련 어플이 이렇게나 많아졌다. 비생산적이었던 나를 비웃듯 어플들은 생산성 그룹으로 묶였다. 터치할때마다 조금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 같은 위로감을 준다.
쿠팡물류센터 근무의 큰 단점
쿠팡은 사실 단기알바의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긴 단점이 있기때문에. 출근 시간 1시간40분, 퇴근시간 1시간반~2시간 대략 3시간반의 출퇴근 시간이 소요된다. 이정도 출퇴근시간을 사유로 퇴사하면 고용지원금이 지급될만큼 객관적으로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하지만 곧 설이 다가왔고 설연휴에는 급여의 1.5배를 준다는 말에 혹해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쿠팡물류센터 지원하기
먼저 친구가 근무해봤다는 이천2센터에 문자 지원을 해봤다. 하루하루 출근신청을 하고 출근확정 문자를 받아야 출근할 수 있다. 지원결과는 탈락이었다. 쿠펀치라는 쿠팡물류센터의 근태관리 어플을 다운받았고 쿠펀치에서 근무신청이 가능했다. 달력을 선택하여 하루하루 신청이 가능하다.
사는 곳을 선택하니 가까운 순서대로 센터가 쭉 나왔다. 그중에서 8시출근 17시퇴근하는 곳 + 기본 시급이 조금 높은 곳을 선택했다. 이제보니 신선식품 창고라 시급을 조금 더 주는 것이었다. 센터를 선택하고 근무시간, 업무를 선택한다. 업무는 입고, 출고, 허브, ICQA(검수) 등이 있다. 뭐가 뭔지 몰라 제일 앞에있는 입고를 선택했다. 또 한번 지원탈락 문자를 받고 다음번에 확정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쿠팡물류센터 첫근무
6시 21분에 셔틀버스를 타고 센터에 7시 10분쯤 도착했다. 업무시작까지 50분 남았다. 출근확정문자를 경비원님에게 보여주고 건물에 입장한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루루 한곳을 향해 몰려간다. 1층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 처음 오신 분 저한테 오세요” 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게임 속 길드에서 첫 퀘스트를 받을 때 같기도하다. 직원분이 원바코드, 쿠펀치체크인, 방한복 대여, 신규교육등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원바코드는 전화번호 8자리로 생성된 고유한 번호인데, 사번이라고 보면 될거 같다. 쿠펀치라는 어플에서 8시전까지 출석체크를 해야한다. 옛날 회사에서 출퇴근시간을 펀칭하던거에서 유래한 이름 같았다. 방한복은 신선센터라 냉장, 냉동창고안에서 일을 해야하기때문에 점프수트로 된 방한복을 지급받는다. 사이즈별로 분류되어 있는데 2XL를 집어입었는데도 좀 끼는 감이 있었다. 호주머니는 찢어져있었고. 신입한테 운명적으로 해주는 신고식 같은 걸까?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파손된 옷은 파손함에 넣고 다른 옷으로 교체해가도 된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안전화를 신으니 나도 다른 사람과 같아졌다. 레벨1의 착장을 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신규교육은 안전교육인데 1시간 비디오를 시청하면 근무에 투입할 준비가 완료된다. 교육을 들으며 2가지의 리스트에 서명을 하게된다. 일을 한 후 3개월이 지나면 다시 신규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분들 중에서도 경력있는 신입(?)들이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물류센터 입고 업무
입고는 출고하기위한 물품을 준비하는 업무라고 보면된다. 그 중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한 종류의 상품 덩어리를 카트에 싣고 선반안에 빈 자리에 정리해서 넣는 일이다. 일하기전 PDA 사용법과 유의사항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PDA로 LOT, 위치, 상품의 바코드를 찍어가며 실제와 전산의 상품 위치와 갯수를 정확하게 맞춰야한다. 쫌 놀랐던 건 한 선반안에 2종류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기도했다. 간혹가면 4종류의 상품을 보기도 한다. 선반의 크기가 작기때문에 한종류의 상품 덩어리를 하나의 선반에 다 넣지못하게 된다. 그러면 채워넣은 선반의 동서남북의 칸이 아닌 사선의 칸에 채워넣어야하는 룰이 있었다. 출고에서 집품하는 사원이 봤을때 연속적으로 같은 물품이 있는 것이 헷갈리게 한다는 이유였다.
오전 오후 같은 업무를 맡았다. 선반의 가장 아래칸에 물건을 채워넣을때가 곤욕이었다. 가장 높은 칸은 5층 또는 6층인데 거기에는 물건을 채워넣으려면 발판을 밟고 채워넣어야해서 이용하지 않았다. 일해보니 개선사항이라면 최하단층과 최상단층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진열선발의 개수를 더 늘리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 최하단층과 최상단층에서 진열, 집품, 검수하는 수고로움이 커서 일의 효율성을 많이 해친다.
이렇게 쿠팡에서 첫 근무를 마쳤다. “생각보다 할만하네”가 첫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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