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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일기

[먹살 1] 근데 뭐 먹고 살지?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1. 근데 뭐 먹고살지?


30대 중후반의 나이. 모아둔 돈 없이 정말 아낌없이 쓰기만 한 것 같다.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미래를 약속한 연인도 없다. 최근 6개월 약속이 없으면 매일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침대에서 마냥 누워있으면 안될 이유가 생겼다.

숨만 쉬어도 백만원씩 써요

말 그대로 숨만 쉬며 살았는 데 카드값은 백만원이상씩 꼬박꼬박 나간다. 사치품을 산 것도 아닌데. 통장의 잔고는 조금씩 줄어들어 돈을 벌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이제 고작 2개월 남짓 남았다. 돈을 벌어야한다. 이력서를 써야한다.

무기력감과 우울감

생활비말고도 몸을 움직여야할 이유가 더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혼자있는 생활이 계속되니 내가 살아있는 건지 죽어있는 건지 헷갈린다. 신체적으로는 물론 살아있지만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는 죽은 것과 같다 느꼈다. 반쯤 죽어있는 생활이 지속되니 죽은 것과 사는 것이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위험하다. 누워있는 시간을 줄여야한다.

그동안 뭐했지?

2021년 12월을 끝으로 기나긴 백수 생활이 시작됐다. 1년간 유럽과 동남아에 여행을 다녀왔고 6개월간 실업급여를 받으며 사업을 구상했다. 사업을 시작하기위해 200여 회사에 소개서를 보냈는데 회사 하나에서 응답이 온 게 전부였다. 사업 아이템을 변경하던지 취직을 해야했다.
2개월정도 유튜브에 집중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내 직업은 유튜버라고 장난스럽게 소개했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광고수익으로 파이프라인을 뚫어서 따박따박 불로소득을 얻었음했다. 인스타그램과 연동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갑자기 유명해지고 싶은 요행을 바랐다. 로또는 매주 5천원씩 구매하고 있다. 일확천금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어중띠다

무언가 한 것 같기도하고 안한 것 같기도하다. 어중간하다. 어중띠다. 군생활 잘 하는 법이 중간만 하면 된다했다. 군생활이었음 참 잘 맞는 삶을 살았다. 열정이 있던거 같기도하고 없던거 같기도하다. 무엇을 해야겠다 계획을 세울 때 눈동자가 잠깐 반짝였던 것도 같다.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열정은 점점 줄어가고 게을러진다. 새로운 것에 눈이 가며 다른 계획을 세우려든다.
어렸을 때 “머리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사실 저주다. 노력하는 힘을 빼았고 더 약게 더 요행으로 일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뭘 하지?

신세한탄은 여기까지하고 무엇을 하면 좋을 지 고민해본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할지 백지에서부터 고민한다. 어디서? 여행을 다녀와보니 태국과 라오스가 나랑 잘 맞는다. 태국 또는 라오스에서 일하면 어떤 일이든 스트레스 덜 받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취업이 어려우면 서비스직도 괜찮다. 주점에서 서빙을 하는 매니저가 되어 단골손님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는다. 젊은이들은 기분좋은 기운에 일하는 시간이 즐거울지 모른다.
다른 길로는 개발자로 취직하는 방법이 있다. 퍼블리셔로 IT회사에 취직해서 5년 가까이 일했지만 물경력에 가깝다. 스타트업은 인력이 부족해서 이것저것 만능으로 해야한다. 그래서 개발뿐만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고객관리, 투자금관리, 대외업무, 협력사업무 등 다양한 일을 맡아서 했다. 그럼에도 내 경력을 개발자로 1-2년 인정해준다면 앞선 직업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입사지원 관련한 내용은 다음편에서 계속 적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