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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

일본 도쿄 [7] 카츠 카레라이스와 쫌 긴 산책

깔끔한 외관의 카레라이스 가게

이번 여행의 두번째 카레라이스 도전이다. 지난번 먹고나면 힘이 날 것 같은 vigor 카레에 이어서.
후단이라는 이 깔끔한 외관의 가게는 오픈 한지 얼마 안된 성수동 감성의 카레집이다.

카츠 카레라이스

떠듬떠듬 일어를 읽으며 메뉴를 본다. 보통 가장 위에 있는 메뉴를 주문한다. 가장 위에 있는 메뉴가 주인이 가장 자신있게 적어 논, 가장 실패할 확률이 적은 메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어 메뉴판을 주셔서 열심히 정독한 후 돈카츠가 토핑된 카츠 카레라이스를 주문하였다. 물론 메뉴판에서 제일 위에 있는 메뉴이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카레라이스에 더 눈길이 간다. 메뉴판에서 두번째있던 스태미나 카레라이스이다. 노른자가 톡하고 올라가 있어 규동과 비슷한 구성의 카레라이스이다.
다음엔 꼭 스테미나 카레라이스를 먹어보기로 하고 입맛을 다시며 가게를 나왔다.

배가 불렀으니 기요스미정원으로 산책하러 갔다.

공원에 철푸덕 앉아있는 데 분위기가 있다

공원을 빙글빙글 도는 데 짙고 향기로운 냄새를 수시로 맡게된다. 금목서 꽃의 향이다.
일본인은 킨목센이라고 부르는 나무인데 이 꽃향기는 샤넬 no.5에 재료가 될만큼 유명하다. 또 일본에서 이 향을 맡으면 가을이 왔구나 생각할 정도로 가을을 대표하는 향이며 꽃이기도 하다.

향이 좋은 금목서

기요스바시는 숙소가 있는 고토구와 주오구를 이어주는 다리이다. 많은 다리 중에서 단연 눈에 띈다. 기분 좋은 푸른색의 다리이기 때문이다.
푸른색은 쨍한 색이 아닌 봄의 하늘을 닮은 옅고 부드로운 푸른색이다.

기요스바시(청주다리)
기요스교와 스카이트리

다리를 건너다 강의 상류쪽을 바라보면 스카이트리를 볼 수 있다.
스카이트리를 응시하면서 걸으면 푸른색 철재구조물에 포개졌다가 다시 나타났다가 숨바꼭질하는 스카이트리를 볼 수 있다.

천장에 비친 물아지랑이

물아지랑이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물에 일렁임이 고가도로에 반사되어 어지러운 문양을 만들어낸다.
고가도로의 밑바닥일뿐이었는데 이번 만큼은 사진의 주인공이 됐다.

고개를 들어 본 직선의 하늘

출퇴근하며 바쁘게 살 던 시절 하늘은 커녕 건물 2층 위로 어떤 가게가 있는 지 몰랐다. 고개는 항상 앞 또는 바닥을 향해있었다.
지금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가 있음에 감사한다.

모판을 이어놓은 것 같이 네모 반듯한 건물과 마침 옆을 지나가는 6개의 전기줄은 서로 더 곧음을 자랑하는 듯 보인다.
건물은 전기줄을 오선지삼아 악보를 그려보려하지만 들리는 소리는 뭉툭하고 재미없이 단조롭기만하다.

작은 언덕이 있는 공원
멋있지만 실용성이 떨어지는 의자
숨은 뱃지 찾기
돈대문시장
고기, 사시미 자판기
가지런히 널려있는 빨래
젖은 고목 냄새가 날 거 같은 골목
뉘엿 해가 지는 스미다강
스미다강변 밤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