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번화가로 왔다.
라 마시아. 캐주얼한 타파스바인데 70여 년 된 곳이다.
라 마시아는 카탈루냐어로 농장이라는 뜻인데 어린 선수를 키워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FC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정책의 이름이기도 한다.
식당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장님은 FC 바르셀로나의 팬이다.
가게에 들어서니 수 많은 포스터가 눈에 띈다. 아는 선수들의 얼굴도 보인다.
축구는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좋아한다. 축구공을 차면 원하는 방향과 다른 쪽으로 가곤 한다. 그래서 축구를 할 때 별명이 칼발이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을 기록하였고 4강 멤버들의 해외리그 진출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당시 박지성 선수의 맨유에 관심이 많았고 해외축구리그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그 시절 바르셀로나의 황금기가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선수는 메시이다. 메시와 맨유를 거쳐 레알마드리드에서 뛰게 된 호날두는 그 당시 가장 유명한 라이벌이었다.
두 선수 중에서 누가 더 뛰어난가? 같은 유치한 주제는 항상 남자들 사이에서 화두였다.
지금은 가끔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하이라이트로 보는 정도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지만.
로컬식당인데 우린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르니 주문은 번역기와 손짓발짓으로 한다.
구글지도에서 맛있어 보이는 메뉴를 골라 손으로 가르킨다.
미트볼, 너겟, 수프를 주문하고 스페인 대표 맥주인 에스텔라도 주문한다.
식사를 하기 위해 왔지만 바이기 때문에 술안주스러운 메뉴가 많다.
그중에서 무난한 메뉴들을 시키고 시장기가 있어서 그런지 입맛에 잘 맞았다.
바르셀로나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 맞춰서 라 마시아에 다시 방문했다.
TV에는 축구경기가 아닌 마라톤이 나오고 있었다.
번역기를 사용해서 가게에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다.
사장님은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중계권을 구매하지 못했다고.
국내에서는 방송국이 해외축구리그의 중계권을 사서 경기를 보여준다. 스포티비, 쿠팡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방식은 다른 것 같다. 소규모의 가게라도 개별로 중계권을 사야 하는 모양이다. 축구중계를 보는 환경은 우리나라가 낫은 것 같았다.
축구는 볼 수 없지만 간단한 메뉴를 주문해 맥주를 마시기로 한다.
지난번에 주문해서 맛이 괜찮았 던 너겟과 고추튀김을 주문했다. 너겟은 보증된 음식이니 특제소스에 찍어 맛있게 먹었다.
스페인 고추튀김인 피멘토 파드론이 문제였다. 친구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목이 붉어지고 기침을 시작했다.
고추 알레르기라니 들어본 적 없다. 친구는 한국에서 고추 등 야채에 알레르기가 없다.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는 친구다.
인터넷에 폭풍검색을 해봐도 스페인 고추튀김에 대한 알레르기를 찾지 못했다. 그저 스페인 고추가 안 맞는구나 하며 내가 고추튀김을 먹어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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