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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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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살7] 쿠팡 신선센터 허브 단기사원 후기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7. 쿠팡 신선센터 허브 단기사원 후기 쿠팡에서 연락이 왔다. 출고로 근무를 신청했는데 허브로 출근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허브는 상하차로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공정이다. 안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설연휴는 특근이어서 1.5배의 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고민을 해보고 하겠다고 했다. 설연휴라 물량이 많지 않길바라며. 해보고나니 허브업무는 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박스를 파레트에 쌓는 작업이라는 걸 알았다. 허브허브향이 날 것 같이 예쁜 이름의 공정이다. 허나 실상은 몸에서 땀냄새가 진동하고 입에서는 단내가 나는 공정이다. 그때문일까? 다른 공정보다 시급을 240원 더 준다. 간단하게 체조를 하고 공정에 투입한다. 레일 두 개가 한 쌍으로 7열정도 있다. 레일..
[먹살6] 대한민국에서 장발남자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6. 대한민국에서 장발남자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 1년 3개월정도 머리를 길렀다. 어렸을 때 류승범의 예수님 머리를 보고 막연히 장발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늙어 주책이 되기 전에, 마침 일자리를 바로 구하지 않는 김에 머리를 길러 보기로 한다. 어렸을 때 하고 싶었던 걸 20대 후반부터 하나씩 해보는 것 같다. 삭발도 그렇고 노란머리로 염색하는 것도 그렇고. 어른들이 말하는 늦바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어른들은 자식이 10대 20대때 뭔가 해본다고하면 하게 둬야한다. 안그럼 3-40살 먹은 노란머리에 장발인 자식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단역알바단역알바는 막연히 해보고 싶었던 알바 중에 하나다. 예전에 단역알바를 찾아봤는 데 프로필 사진을 제출해야해서 수고스럽고 비용이 지..
[먹살5] 쿠팡 신선센터 출고 단기사원 후기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5. 쿠팡 신선센터 출고 단기사원 후기 이번엔 출고 후기다. 입고를 해봤으니 출고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생각한 출고의 업무는 포장과 집품이다. 빠른 손놀림으로 상자를 접고 포장하는 멋진 나를 상상하며. 집품은 친구에게 설명들은 공정인데 주문들어온 상품을 해당 위치에 가서 집은 후 토트라고 불리는 바구니에 담는 것이다. 마치 장보듯이 계속 움직일테니 지루하지 않겠지. 하지만 내 기대와 달리 하게 된 건 프레시백 정리와 워터라 불리는 작업이었다. 프레시백 정리프레시백은 쿠팡에서 로켓프레시로 물건을 시키면 배송되는 포장용기이다. 안감은 보냉을 할 수 있는 은박 돋자리 같은 재질에 내부엔 사각으로 된 충전재인지 각을 잡아주는 물체인지 딱딱한 것이 들어있다. 여자 한 분이 1묶음 5개..
[먹살4] 물경력, 경단남의 개발자 지원기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4. 물경력, 경단남의 개발자 지원기 구직사이트를 면밀히 훝어보기 전까지는 뭐든 하면 될 거 같았다. 그 중 주점에서 일하는 걸 해외취업 다음에 2순위로 꼽을만큼 관심이 많았다. 막상 주점에 입사지원하려니 근무환경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연차는 당연히 없거니와 주 6일 근무에 근무시간은 10-12시간이다. 그렇게 월급은 300만원 전후인데 본전 생각난다는 말이 있었지? 최근 직장에서 사무직으로 일할때와 비교해보니 환경이 많이 별로다. 이제 3순위였던 개발자로의 취업만 남았다. 물경력에 경력단절된지 오래지만. 개발자가 뭔데?개발자 또는 프로그래머로 뭉뚱그려서 부르지만 개발자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는 서버와 통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생각하..
[먹살 3] 쿠팡 신선센터 입고 단기사원 경험기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3. 쿠팡 신선센터 입고 단기사원 경험기 입사지원은 했고 기다리는 동안 단기알바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당근, 알바몬, 알바천국, 동네알바, 급구, SOON, 가다 어플을 설치했다. 예전에 알바구할땐 알바몬, 알바천국이 다였는데, 알바관련 어플이 이렇게나 많아졌다. 비생산적이었던 나를 비웃듯 어플들은 생산성 그룹으로 묶였다. 터치할때마다 조금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 같은 위로감을 준다. 쿠팡물류센터 근무의 큰 단점쿠팡은 사실 단기알바의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긴 단점이 있기때문에. 출근 시간 1시간40분, 퇴근시간 1시간반~2시간 대략 3시간반의 출퇴근 시간이 소요된다. 이정도 출퇴근시간을 사유로 퇴사하면 고용지원금이 지급될만큼 객관적으로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먹살 2] 입사지원 근데 해외지원을 곁들인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2. 입사지원 근데 해외지원을 곁들인 해외입사지원 그중에서도 태국 또는 라오스에 입사지원하는 걸 1순위로 두고 이력서를 작성한다. 해외에서 일해본 적 없다. 살아본 적도 유학해본 적도 없다. 태국과 라오스를 오가며 6개월정도 여행해 본게 경험이라면 경험이다. 태국과 라오스 사람들의 미소, 친절함에 반했다. 살아보고 싶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불교를 믿어서 착한가? 나름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본다. 나는야 이제부터 마케터사람인을 둘러보다 방콕의 한 동물병원에서 SNS마케터를 뽑는다는 공고를 봤다. 마케팅. 사실 나는 마케팅이라는 직무를 싫어한다. 그중에서도 방문영업은 내 최악의 경험으로 남았다. 경기도의 큰 완구점 사장님들에게 장난감가격 리스트를 드리며 계약을 따내야하..
[먹살 1] 근데 뭐 먹고 살지? [먹고는 살아야하니깐] 1. 근데 뭐 먹고살지? 30대 중후반의 나이. 모아둔 돈 없이 정말 아낌없이 쓰기만 한 것 같다.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미래를 약속한 연인도 없다. 최근 6개월 약속이 없으면 매일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침대에서 마냥 누워있으면 안될 이유가 생겼다. 숨만 쉬어도 백만원씩 써요말 그대로 숨만 쉬며 살았는 데 카드값은 백만원이상씩 꼬박꼬박 나간다. 사치품을 산 것도 아닌데. 통장의 잔고는 조금씩 줄어들어 돈을 벌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이제 고작 2개월 남짓 남았다. 돈을 벌어야한다. 이력서를 써야한다. 무기력감과 우울감생활비말고도 몸을 움직여야할 이유가 더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혼자있는 생활이 계속되니 내가 살아있는 건지 죽어있는 건지 헷..
2024년 개운하다 새해를 산정상에서 맞이하려고 했으나 전날 숙취로 인해 오후 2시에서야 일어났다. 친구집에서 찐하게 연말모임을 갖었기때문이다. 늦은 오후 배달한 중국요리를 먹어치우고 바스럭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까운 절에라도 가서 소원을 빌어야 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친구는 집에 나서며 가까운 목욕탕에 가자고 제안했다. 목욕탕? 음 나쁘지않은 선택이었다. 2023년의 묵은 때를 벗어내면 또 2024년의 각질이 쌓여가겠지. 목욕탕을 나오니 ‘개운하다’ 입에서 절로 나왔다. 상쾌하고 가뿐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새해 첫 날이니 좋은 운수가 열리라고 개운(開運)하다라고 쓴다. 2024년 모두 개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