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2] 오랜만이야 10년만이지
뛸르히 가든은 에펠탑과 더불어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이다.
샹젤리제 거리를 끝까지 걷고 콩코르드 광장을 지나면 뛸르히 가든을 만날 수 있다.
뛸르히 가든 연못에는 녹색의자가 여럿 놓여있는데, 일광욕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이 해를 향해 앉아 시간을 보낸다.
1. 틀린그림찾기
갑자기 틀린그림찾기란 단어가 낯설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가?
다른그림찾기라고 해야 더 어울리지 않을까?
10년 동안 뛸르히 가든의 어떤 것들이 변했는지 다른 점을 찾아보자.
같은 장소에서 비슷하게 사진을 찍었다.
그때와 지금, 분명 닮은 점이 있다. 사진을 찍을 때 혼자였다는 것.
빈 의자가 더욱 쓸쓸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지?
2. 노트르담 대성당
2019년 4월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올랐다.
불은 첨탑과 목조 지붕을 태우고 10시간 만에 진화되었다.
2008년 2월 대한민국의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탔다.
나라의 보물이 불타는 심정은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첨탑이 보이는 뒤편은 화재로 인해 지금은 볼 수 없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까지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숭례문의 복원기간이 5년 3개월이 걸렸으니, 기간 내에 복원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복원을 위해 3~40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9년 크레인 설치가 시작된 이후로 노트르담 대성당은 쉼 없이 복원 중이다.
대한민국의 숭례문 사례를 보면 단청 복원 실패로 인해 단청장이 무형문화재 자격을 박탈당하고 징역형을 살았다.
숭례문을 반면교사 삼아 노트르담 대성당은 속도보다 완성도에 맞추어 복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3. Pont Neuf
퐁네프는 불어로 새로운 다리란 뜻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기도 하다.
퐁네프에서 퐁이 다리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퐁네프 다리라고 하는 것은 역전앞이라고 하는 것처럼 동음의 반복으로 옳지 못한 표현이다.
서양에서는 불어가 고상하고 우아한 언어로 알려져 있다.
불어로는 쌍욕을 해도 우아하다는 말도 있다.
몽글몽글한 발음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퐁네프 다리라고 하지 말고 고상한 척 최대한 몽글몽글한 발음으로 '퐁 네프' 라고 하자.
퐁네프의 연인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제목이 인상 깊어 기억하고 있다.
10년 전 동갑내기 여자아이와 퐁네프에서 연인처럼 사진을 찍었다.
취향이 비슷하고 말이 잘 통했던 아이.
파리에는 퐁네프 말고도 36개의 다리가 더 있다.
그 중에서 철제로 된 다리에는 어김없이 자물쇠가 묶여있다.
국내에서는 남산에 사랑의 자물쇠를 묶는 게 유행이다.
남산의 자물쇠는 자물쇠 트리로 재탄생하였는데 그 무게가 약 82톤이다.
누군가 사랑의 물리량이 몇이냐고 묻는다면 82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참, 나는 서울에도 파리에도 자물쇠를 묶지 않았다.
그래서 사랑이 끊어진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