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1] 에펠탑은 원래 까맣다
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에펠탑일 것이다.
에펠탑은 1889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임시로 설치된 구조물이었다.
건설 당시 철골이 그대로 드러난 디자인 때문에 지식인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 때문일까? 10년 만에 다시 찾은 에펠탑의 인상은 차가웠다.
나를 처음 보는 듯 냉랭했다. 손을 함부로 가져다 대면 너무 차가워 저릿할지도 모른다.
에펠탑은 까맣고 어두침침해 보인다. 100여 년 전 에펠탑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처럼.
어두워질수록 내가 상상한 에펠탑의 모습을 찾아간다.
전구색의 조명을 잔뜩 두른 따뜻한 인상의 에펠탑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광색보다 전구색의 조명을 선호한다.
주황색, 노란색이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 태양과 닮은 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은 사실 희다. 전문가들은 녹색에 가까운 흰색이라고 말한다.
태양빛을 스펙트럼으로 관측하면 무지개색을 확인할 수 있다.
빛은 대기를 통과하는 중에 분자를 만나 산란한다.
파란색알과 보라색알을 낳는 빛을 상상해 보자.
분자는 파란색과 보라색의 파장 방향을 전환시켜 더 많은 노란색과 빨간색 파장이 우리 눈에 닿게 한다.
파란색의 빛은 블루라이트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흔히 블루라이트는 파장이 짧아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눈에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
허나 의학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망막세포가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블루라이트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인간에게 오롯이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 의견이 중요하진 않겠지만 나는 블루라이트를 피하자는 쪽이다.
안경을 구매할 때 꼭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있는 렌즈를 구입한다.
우리가 전구색을 선호하는 이유가 본능적으로 눈에 좋지 않은 블루라이트를 피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냉랭하고 자기밖에 모를 줄 알았던 에펠탑 상층부에 등대가 있다.
등대는 배(비행기)에게 위치를 알려주고 신호를 주어 원활한 운항에 도움을 준다.
에펠탑 이 녀석, 조금 따뜻한 녀석일지도?
사실 에펠탑의 등대는 길라잡이로서의 역할은 전혀 없고 상직적인 의미만 담는다.
에펠탑, 미지근한 녀석 정도로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