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여행

불가리아 소피아[2] 두 번 방문했으면 단골아인교?

이믹석 여행자 2023. 9. 8. 14:07

소피아 시티 가든

 

1. 단골 인디 카페

우연히 발견하게 된 맛집은 더 애정이 간다.

덜 유명한 인디 가수를 발견한 느낌?

일단 같이 줄을 선다. 사람들이 많이 고르는 메뉴를 곁눈질로 파악하고 따라 주문한다.

아메리카노를 많이 주문한다. 커피 맛집일까?

 

Fresh Up Batenberg
550원짜리 아메리카노

스타벅스 숏사이즈보다 조금 작은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준다.

Pellini 커피를 사용하는 데 펠리니는 라바짜, 일리와 함께 이탈리아 3대 커피 브랜드이다.

맛은 그냥 우리가 아는 아메리카노 맛.

공원에 앉아 작은 종이컵에 먹으니 자판기 블랙커피 감성이 느껴진다.

 

2. 휴양과 여행

다음날 공원 벤치 어게인

샌드위치는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 중 간혹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사람이 있어 먹킷리스트에 담아뒀다.

커피가 샌드위치와 친구지만 샌드위치의 절친은 오렌지주스라고 생각한다.

샌드위치와 오렌지주스는 함께 있을 때 더 맛있는 색을 띈다.

 

미색(味色)이다

 

건강한데 맛있는 맛?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고 다섯 번 정도 씹은 후 오렌지주스를 빨아들였을 때의 상쾌함이 좋다.

입은 상쾌함을 오물오물거리고 눈은 지나다니는 사람을 쫓는다.

여유롭다.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여유를 느끼는 건 모순일지도?

패스트푸드를 만든 이의 여유를 빼앗아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여행 중 여유가 느껴지는 순간은 많지 않다.

여유를 위한다면 여행이 아닌 휴양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휴양과 여행은 차이가 크다.

휴양은 쉼표를 위한다, 여행은 느낌표를 위한다!

 

3. 잘린 나무

30대 초반 시인이 되고 싶었다.

전부터 막연하게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엔 진지했다. 좋은 시를 쓰고 싶었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선 다작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월간 윤종신처럼 데드라인을 정해놔야 다작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다작을 위해서 일상에서 시의 소재를 찾고 싶었다. 또 모든 사물을 시인처럼 보려고 했다.

내가 생각한 시인처럼 사물을 보는 건 사물을 의인화하여 보는 것이다.

 

(혐주의) 토막살목

어느 날 등산을 하는 데 나뭇가지가 톱에 의해 잘린 나무를 발견했다.

주변엔 톱밥이 흩어져 있었다.

나무를 의인화하여 보니 누군가가 톱으로 나무의 팔을 자른 셈이었다.

톱밥은 뼛가루처럼 보인다.

또 톱밥은 핏방울로 치환된다.

뼈가 드러난 피투성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 후로 잘린 나무를 보면 끔찍함을 느낀다.